밭과 도둑과 추수

“마리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의 제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자기 것이 아닌 밭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들과 같다. 밭 주인들이 와서 말하기를, ‘우리 밭을 돌려달라’ 하면, 그들은 그들 앞에서 옷을 벗고 기꺼이 밭을 돌려주며 떠날 것이다.

Alan Dyer

7/6/20251 분 읽기

Naked in a field
Naked in a field

밭과 도둑과 추수


말씀 시작


“마리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의 제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자기 것이 아닌 밭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들과 같다. 밭 주인들이 와서 말하기를, ‘우리 밭을 돌려달라’ 하면, 그들은 그들 앞에서 옷을 벗고 기꺼이 밭을 돌려주며 떠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집 주인이 도둑이 올 것을 미리 알았다면, 미리 대비하여 그 도둑이 자기 집에 들어와 재산을 훔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너희도 이 세상에 주의하여라! 스스로를 지켜 도둑들이 너희를 덮치지 못하게 하라. 너희가 기다리는 것은 반드시 올 것이다. 너희 가운데 지혜로운 이가 있기를!

그리고 열매가 익자, 곧 추수하는 자가 낫을 들고 와서 그것을 거두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 도마복음 21장: 밭과 도둑과 추수의 비유

마리아가 예수께 “당신의 제자들은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몇 가지 신비로운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서로 관련 없는 이야기들 같습니다. 남의 밭에 있는 아이들 이야기, 도둑을 대비하는 집주인의 이야기, 그리고 농부가 작물을 거두는 이야기.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가 보입니다.
깨어 있으라. 준비하라. 그리고 기꺼이 놓아줄 준비를 하라.

오늘 저는 이 교훈들을 하나로 엮은 현대의 작은 비유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빌린 정원의 이야기
어느 마을 사람들은 정원을 참 좋아했습니다. 마을 바깥으로 나가 꽃과 과일나무, 푸른 채소로 가득 찬 아름다운 밭들을 구경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미라라는 젊은 여인이 버려진 정원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의 땅은 비옥했고, 햇볕도 잘 들었습니다.

미라는 그곳에서 씨를 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매일 물을 주었습니다. 곧 정원은 활짝 피어났습니다. 딸기가 가득 넘쳐흐르고, 장미는 덩굴을 타고 오르며, 노란 금잔화가 바람에 춤추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와서 그녀의 정원을 칭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낯선 사람이 문 앞에 나타나 말했습니다.
“여기는 우리 가족의 땅입니다. 내 조상들이 오래전에 이 나무들을 심었지요. 나는 이 땅을 다시 찾으러 왔습니다.”
미라는 잠시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손에 묻은 흙을 털고 말했습니다.
“이곳은 원래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동안 돌봤을 뿐이에요. 이 아름다움을 빌리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이 가꾼 수확을 두고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도둑과 밤의 파수꾼
그날 밤, 미라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른 농가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도둑이 집주인들이 자는 동안 몰래 들어와 등잔과 곡식 자루, 은잔까지 훔쳐간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뒤늦게 깨어 밖으로 달려나와 욕을 했지만, 도둑은 이미 어두운 밤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한 할머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들이 깨어만 있었더라면…
문가에 등불 하나, 복도에 파수꾼 하나만 두었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추수의 놀라움
며칠 뒤, 미라는 곡식이 추수할 때가 된 밀밭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낫을 들고 와서 몇 시간 만에 황금빛 이삭들을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미라는 생각했습니다.
“참 빨리도 삶의 열매가 거두어지는구나.
순간은 푸르고 싱싱했지만, 바로 그다음엔 잘려 나가 옮겨지네.”

우리에게 주는 교훈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이와 같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1. 너희는 자기 것이 아닌 밭에 있는 어린아이들 같다.
    너희 몸도, 재산도, 이 땅에서의 시간도 다 빌린 것이다. 진짜 주인이 돌아오실 때, 기꺼이 그것을 놓아줄 준비를 하라.

  2. 도둑을 경계하는 집주인처럼 깨어 있으라.
    유혹과 시련, 심지어 죽음도 도둑처럼 찾아온다. 마음을 지켜라. 네 등불을 꺼뜨리지 말라.

  3. 열매가 익으면, 추수꾼은 지체 없이 온다.
    우리의 삶은 선택과 습관, 사랑(혹은 그 결핍)으로 익어 간다. 추수가 닥치면 흥정은 없다. 지금이 자라야 할 때다.

단순한 초대
네 정원을 잘 돌보아라. 하지만 그것이 진정 네 것이 아님을 알아라.
탐욕과 원망, 두려움이라는 도둑을 경계하라.
그리고 추수에 알맞은 열매를 키워라.
자비와 지혜와 사랑의 열매를 맺어라.
그리하여 추수꾼이 올 때 후회 없이 그를 맞이하라.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 마치는 기도
생명의 근원이신 은혜로운 주님,
당신은 내가 숨 쉬는 모든 순간의 진정한 주인이십니다.
저로 하여금 이 땅을 열린 손으로 걷게 하소서.
주신 것을 정성껏 돌보되,
그것이 주님의 것임을 잊고 움켜쥐지 않게 하소서.

저의 평화를 훔치고 영혼을 무디게 만드는
조용한 도둑들로부터 제 마음을 지켜 주소서.
어떤 계절이 와도 깨어 있고 준비되며
방심하지 않게 하소서.

추수의 날이 오면
제 삶이 자비와 지혜와 사랑의 열매를 맺어
주님께 기쁨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잔잔한 음성을 들을 귀를 주시고,
그 말씀 따라 살아갈 용기를 주소서.
아멘.